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 말하기 어려운 이유와 은근한 부조리(권한, 개념, 근무표)
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이 눈에 띄지 않게 이루어지는 방식과, 간호사들이 부조리를 말하지 못하는 이유를 수술실 현장 경험으로 정리했다. 수간호사의 권한과 근무표를 둘러싼 현실도 함께 다룬다.
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 지금도 사라지지 않은 이유
수술실에서는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부조리가 종종 있다. 간호사도 일반 직장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들 하지만, 지금도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같은 부조리가 여전히 남아 있다. 내가 보기에 더 큰 문제는 그것이 무엇이 부조리이고 무엇이 괴롭힘인지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다는 점이다. 오늘은 내가 현장에서 보고 느낀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병원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모든 병원이나 모든 관리자가 그렇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밝혀둔다. 아래 내용은 내가 경험한 범위와 개인적인 생각이다.
한 간호사를 몰아가던 수간호사, 예전에 있었던 일
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수간호사가 누가 봐도 한 간호사를 몰아가고 있는 상황이 있었다. 그 간호사는 일을 괜찮게 하는 편이었지만, 부당하다고 느끼는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어느 날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의견을 말한 적이 있다.
그 간호사 입장에서는 본인이 맞다고 생각해서 낸 의견이었다. 그런데 수간호사는 의견의 내용보다 "나한테 대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 그 상황이 어떤지, 의견이 타당한지는 생각해보려 하지 않았다. 사실 그 일에 대해서는 나머지 간호사들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부분이 있었다. 다만 다들 묵인하고 넘어갔을 뿐이다.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과정을 조금 바꿔보자는 건의였는데도, "본인이 다 맞다며 대드느냐"는 반응이 돌아왔다. 수간호사에게도 나름의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건의를 대드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대화는 끝나버린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 있고 나면 팀 분위기가 달라진다. 의견을 낸 사람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동의하는 사람이 있어도 같은 일을 겪고 싶지 않아서 입을 닫게 된다. 그 침묵이 쌓이면 개선이 필요한 문제도 개선되지 못한 채 반복된다. 결국 의견을 낸 한 사람만 불편한 사람이 되고, 문제 자체는 그대로 남는다.
나는 그 장면을 옆에서 보면서 이것이 한 사람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의견을 낼 수 없는 구조의 문제라고 느꼈다. 같은 의견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건의가 되기도 하고 반항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을 결정하는 쪽은 언제나 윗사람이었다.
간호사들이 부조리를 말하지 못하는 이유, 수간호사의 권한
그런데 왜 간호사들은 말을 못 할까. 가장 큰 이유는 수간호사가 가진 권한 때문이다. 대부분의 직장이 그렇겠지만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어느 정도는 힘들게 할 수도, 편하게 해줄 수도 있다.
가장 쉬운 예가 근무표다. 예를 들어보겠다. 정말 필요한 약속이 있어서 한 달 전에 사흘 연차를 내놓았다고 하자. 그런데 2주 전에 수간호사가 본인 부모님이 지방에서 올라오시게 되었다며 그중 하루는 쉬지 말고 나와야 한다고 한다. 그 사흘에 해외여행 일정을 잡아둔 간호사는 하루를 쉬지 못하게 되면서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휴가가 무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일은 정면으로 항의하기도 애매하고 싸우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이것을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말하기도 쉽지 않다. 겉으로 보면 업무 조정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애매한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참고 넘어가게 된다.
연차나 휴가는 직장인에게 가장 기본적인 권리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사람이 모자란다, 환자가 많다는 이유로 이 기본적인 권리가 윗사람의 사정에 따라 쉽게 바뀌는 경우가 있다. 물론 병원이 24시간 돌아가는 곳이라 조정이 필요한 때가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 조정이 한쪽에게만 반복적으로 돌아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요즘의 직장 내 괴롭힘은 은은하다
괴롭히는 방법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근무표 외에도 일을 배분하는 방식, 휴가 허락, 업무 평가 등 윗사람이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리고 이런 방법들은 부조리처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더 말하기 어렵다.
요즘에는 예전처럼 대놓고 소리를 지르는 일은 줄어든 것 같다. 대신 은은하면서 부조리처럼 보이지 않는 일들이 많아졌다고 느낀다.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당하는 사람도 내가 예민한 것인가 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이것이 간호사들이 부조리를 부조리라고 말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이 좋은 관리자를 만나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존중하며 의견을 들어주는 분들도 분명히 계신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분이 많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내가 느낀 솔직한 현실이다.
성희롱 같은 문제도 마찬가지다.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농담이나 분위기라는 이름 아래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불편함을 느껴도 말을 꺼내면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이 되기 쉬워서 참게 된다. 그래서 정확한 개념이 더욱 중요하다. 무엇이 선을 넘는 행동인지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필요한 이유
괴롭힘을 막으려면 먼저 무엇이 괴롭힘인지 알아야 한다. 부당한 지시를 의견이라고 말하는 것은 대드는 것이 아니고, 부담을 주는 근무표 조정을 한 번 더 확인하는 것도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다. 윗사람과 아랫사람 모두 이런 기본적인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하는데, 병원에서는 아직 그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나는 이 글이 특정 병원이나 특정 사람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겪는 현실을 기록하고 싶어서 쓴 것이다. 조금이라도 서로 존중하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간호사가 편안하게 일해야 환자도 더 안전한 간호를 받을 수 있다.
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 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은 지금도 많은가요?
A. 예전보다 줄었다고들 하지만 내가 본 현장에서는 지금도 남아 있었다. 다만 대놓고 하기보다는 은근하고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바뀐 것 같다.
Q. 간호사들은 왜 부조리를 말하지 못하나요?
A. 수간호사가 근무표와 업무 배분 등에 어느 정도 권한을 가지고 있어서 말하기 어렵다. 또 괴롭힘인지 업무 조정인지 애매한 경우가 많아 문제 삼기도 쉽지 않다.
Q. 부당하다고 느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혼자 참기보다 기록을 남겨두고, 병원 내 고충 창구나 외부 상담 기관에 도움을 요청해보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의견을 낼 때는 감정보다 사실과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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