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화가나도 참아야 했던 순간(수술인원, 시간, 무리한 요구)

수술실에서 여러 과가 동시에 수술을 잡았을 때 환자를 어떤 순서로 내려야 하는지, 한 수술에 걸리는 실제 시간과 인원 부족 상황에서 간호사가 참아야 했던 순간을 현장 경험으로 정리했다.


수술실 화가나도 참아야 했던 순간(수술인원, 시간, 무리한 요구)



수술실 환자 내리는 순서, 화가 나도 참아야 했던 순간

수술실에서 일하다 보면 화가 나도 참아야 했던 순간이 정말 많다. 오늘은 그중 하나만 이야기해보려 한다. 내가 가장 화가 나는 경우는 간호사들을 무시한다고 느낄 때다. 보통 화가 나도 참아야 하는 상황은 의사나 윗사람과의 사이에서 생긴다. 이 글은 특정 병원이나 특정 의사를 지목하려는 글이 아니라, 내가 경험한 범위의 이야기와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먼저 밝혀둔다.


4개 과가 동시에 수술을 잡았는데 인원은 5명일 때

의사의 과가 여러 개이다 보니 4개 과가 동시에 수술을 넣어놓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때 우리 인원은 5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를 어떻게 내려줘야 할까.

상식적으로는 한 과에 한 명씩 4개 방을 내리는 것이 맞다. 그중에서도 중증도가 가장 높은 환자를 먼저 내리고, 중증도가 높은 환자가 없다면 가장 빨리 끝나는 환자가 있는 과의 다음 방을 내려주는 것이 순서다. 이것은 수술실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서전 두세 명이 자기 방을 빨리 내리라며 화를 낸다. 더 어이없는 경우는 어떤 서전이 혼자 3개 방을 내리라고 하는 경우다. 인원이 5명인 상황에서 한 과가 3개 방을 요구하면 나머지 과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싶다.

각 의사 입장에서는 자기 환자가 기다리고 있고 다음 일정도 밀려 있으니 마음이 급한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술실 전체의 인원은 정해져 있고, 한 과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 다른 과의 환자가 더 오래 기다리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기준을 정해서 순서를 맞추는 것인데, 그 기준이 존중받지 못할 때가 많다.


10분짜리 수술도 실제로는 45분에서 1시간이 걸린다

10분짜리 간단한 수술을 예로 들어보겠다.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하겠다.

환자를 이송하는 기사님이 환자를 내려오는 데 약 5분이 걸린다. 마취과에서 환자를 확인하고, 환자가 들어와서 마취를 하는 데 약 15분이 걸린다. 수술 자체는 10분이다. 수술이 끝나고 마무리와 드레싱을 하는 데 약 5분, 환자를 내보내고 회복을 확인한 뒤 올리는 데 약 10분이 걸린다. 모두 합치면 빠르게 해도 45분이다. 조금만 늦어지면 1시간이고, 보통은 1시간으로 보는 것이 맞다.

수술시간 10분이라고 하면 방이 10분 동안만 차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앞뒤 과정 때문에 한 방이 약 1시간 가까이 점유된다. 이 계산이 방 한 개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 과정 중 어느 한 단계라도 줄이면 환자의 안전과 직결된다. 마취 전 환자 확인을 서두르면 오류가 생길 수 있고, 수술 후 회복 확인을 생략하면 위험하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단순히 느리게 일해서 걸리는 시간이 아니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인원은 5명인데 6방을 내리라는 요구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환자를 6개 방에 내린다고 가정해보자. 방마다 처방을 내고, 마무리하고, 방을 정리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사람이 당연히 부족해진다. 한 사람이 두 군데를 동시에 맡을 수도 없다.

그런데도 빨리 내리라며 소리치고 화를 내는 의사들이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계산이 맞지 않는 요구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 나는 이것이 단순히 일이 급해서가 아니라 본인이 말하면 간호사는 따라야 한다는 생각, 즉 간호사를 무시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정말 참기가 힘들다.


화가 나도 참고 "예" 하며 내리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참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병원 입장에서는 일처리를 빨리 못하는 무능한 간호사로밖에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의사가 위로 올라가서 그렇게 말해버리면 결국 우리는 간호부에서 제대로 하라는 꾸지람을 듣게 된다. 상황의 사정은 묻지 않고 결과만 보고 판단받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화가 나도 참고 "예, 예" 하면서 내리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 그게 정말 참기가 힘들다. 일을 못 해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요구 앞에서 일을 못 하는 사람처럼 보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글이 모든 의사가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말하고 싶다. 인원과 시간을 이해하고 순서를 존중해주는 의사분들도 많다. 다만 이런 일이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고, 그 부담을 간호사가 조용히 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썼다.

결국 이 문제는 누가 옳고 그르냐가 아니라, 정해진 인원으로 모든 과의 수술을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 서로 기준을 존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인원이 늘어나거나 수술 일정이 합리적으로 조율된다면 이런 갈등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술실 환자 내리는 순서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 여러 과가 동시에 수술을 잡으면 어떤 순서로 환자를 내리나요?
A. 상식적으로는 한 과에 한 방씩 내리되, 중증도가 높은 환자를 먼저 내린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가 없다면 가장 빨리 끝나는 수술이 있는 과의 다음 방을 내리는 것이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Q. 10분짜리 수술은 방을 얼마나 쓰나요?
A. 이송, 마취, 수술, 마무리와 드레싱, 회복 확인까지 빠르게 해도 약 45분이 걸린다. 보통은 1시간 정도로 본다.

Q. 수술이 예정보다 늦어질 때 환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담당 의료진에게 사정을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수술실 안에서는 인원과 순서를 맞추는 과정 때문에 시간이 밀리는 경우가 있다.